트럼프 “미국에 코로나 퍼뜨렸다” 유럽엔 ‘입국금지’…한국엔 완화 시사

입력 2020-03-12 13:08 수정 2020-03-12 13:39
트럼프,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국민 연설’
“한국과 중국 상황 모니터링”…“개선 상황에 따라 재평가”
트럼프 “영국 제외한 유럽, 30일 동안 미국 입국 금지”
“미국 코로나19 집단발병지, 유럽 다녀온 여행객들이 씨앗 뿌려”
코로나19로 아프거나 피해입은 노동자층에 재정지원 약속
트럼프 “코로나, 신속하게 물리칠 것 확신” 자신감 심어주기 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에 취했던 여행제한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30일 동안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백악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한국과 중국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들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조기 개방 가능성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여행) 제한과 경보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대구에 한해 국무부 여행경보 최고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한 상태다. 대구를 제외한 한국 전 지역은 여행경보 3단계인 ‘여행 재고’가 취해져 있다. 또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여객기를 이용하는 모든 승객에 대해 탑승 전 발열 체크 등 의료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에서 시작된 외국 바이러스”라고 지적한 뒤 “지금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주범으로 유럽을 지목하며 철퇴를 가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취한 것과 같은 중국에 대한 입국금지를 유럽이 취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코로나19 집단 발병지(클러스터)의 씨앗이 유럽을 다녀 온 여행객들로부터 뿌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30일 동안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13일 자정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제한조치는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며 “적절한 검사를 거친 미국인들은 예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금지조치는 엄청난 규모의 교역품과 화물뿐 아니라 우리가 결정하는 다양한 품목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더해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떠한 것도 우리는 논의를 할 것”이라며 “이 제한조치는 영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로 아프거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노동자층에게 긴급 재정구제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로 피해를 입은 미국 노동자층이 돈 걱정없이 집에 머무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나는 전례가 없는, 재정 지원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조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아프거나 자가격리 중이거나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나는 의회에 이런 재정 지원을 취하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병가를 내거나 휴가를 낼 경우 재정적 지원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일부 개인과 사업체에 3개월 동안 세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부양을 위해 급여세 면제와 중소기업의 저금리 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들에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에도 주력했다. 그는 “이것은 금융위기가 아니다”라며 “단지 한 국가로서, 한 세계로서 함께 극복할 일시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강력한 조치들을 계속 취함으로써 시민의 위협을 크게 줄이고 코로나바이러스를 궁극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물리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