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의 결승전이 12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결승 무대에서는 도전자 7명(김희재 김호중 영탁 이찬원 임영웅 장민호 정동원)이 우승자에게 부여되는 ‘진(眞)’의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경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은 전작인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의 인기는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지난해 가요계와 방송가를 덮친 ‘송가인 신드롬’을 넘어서는 슈퍼스타의 출현이 예고돼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미스터트롯이 대중문화계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 미스트트롯이 거둔 성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이 프로그램의 ‘업적’을 살필 때 가장 먼저 거론할 수 있는 것은 시청률이다. 지난 1월 2일 첫 방송부터 12%를 웃도는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던 미스트트롯은 방송 기간 내내 진기록을 쏟아냈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드라마 ‘스카이캐슬’(JTBC)이 거둔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23.8%) 기록을 방송 5회 만에 갈아치웠다. 급기야 지난달 20일 방송(8회)에서는 꿈의 시청률로 통하는 시청률 30% 고지를 밟았다. 결승 진출권을 거머쥐려는 출연진의 경연이 펼쳐진 지난 5일 방송 시청률은 무려 33.8%나 됐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미스트트롯이 ‘국민 예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지표에서도 프로그램은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집계하는 예능 브랜드 평판 순위,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내놓는 콘텐츠영향력평가 지수 순위에서도 줄곧 정상을 차지했다. 다시보기(VOD) 시장에서도 미스터트롯은 가장 많이 팔리는 예능 콘텐츠였다.
미스트트롯은 지난해부터 방송가와 가요계를 뒤흔든 트로트 열풍의 ‘정점’을 찍은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대박’을 터뜨리자 방송가에는 트로트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트로트퀸’(MBN) ‘나는 트로트 가수다’(MBC에브리원) ‘트롯신이 떴다’(SBS) 등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을 두고 지겹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방송사들이 유행을 좇는 일은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중장년층에게 크게 어필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이 방송을 즐기는 젊은층도 많았다. 가령 미스트트롯 출연자들이 무대에 오르는 서울 콘서트의 경우 티케팅에 나선 이들 가운데 43.3%가 20대였다. 30대는 36.5%에 달했다. ‘2030 세대’가 전체 예매자의 약 80%를 기록한 셈이다. 부모를 위한 ‘효도 상품’으로 티켓을 구매한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들이 직접 콘서트를 관람하려고 티켓을 산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미스트투어 전국 투어 입장권을 단독 판매하는 인터파크는 “(미스터트롯은) 트로트가 중장년층만 선호하는 장르에서 전 연령대가 즐기는 장르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미스터트롯의 인기 비결로 참가자들의 매력을 첫손에 꼽는다. 방송에는 9세부터 4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가 무대에 올랐는데,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스터트롯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내놓으면 얼마든지 좋은 시청률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이 무엇인지 멋지게 증명해낸 방송”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