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현직 약사들이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독수리약국을 운영하는 정석문 약사는 11일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에 출연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찾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 이걸 물어보려고 하루에 100~200통 전화도 온다”며 “빠르면 30분~1시간 안에, 늦어도 2시간 안쪽으로는 공적 마스크가 모두 판매된다. 다른 약을 지을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약국은 인접한 약국이 몇 개 있어서 조금 덜한 편인데, 인접한 약국이 없는 경우에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물론 저희 약국도 아침에 줄을 많이 서신다”고 부연했다.
정 약사는 ‘마스크 알리미’ 애플리케이션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약국의 마스크 재고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다. 마스크가 있다고 떠도 전량 소진되어 없는 경우도 있다”며 “업체 말로는 정보가 갱신되는 시간이 10분인데,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1시간 뒤에 업데이트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약사는 이어 “마스크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이 과부하가 걸려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수량을) 조회할 수 없다. 조회가 몇 분에서 몇십 분씩 걸린다”며 “앱이 제 역할을 못 하다 보니 ‘여기 파란색 뜨는데 너네 마스크가 왜 없냐. 마스크 숨기는 거 아니냐’고 오해하는 손님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상욕을 하고 가시는 분들도 있나’라고 묻자 정 약사는 “그렇다. 흉기만 없다뿐이지 말로는 맞고 계속 맞고 있다”면서도 “봉사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병무청이 전날 발표한 사회복무요원 약국 배치에 대해서는 “전화 업무랑 줄 세워주시는 것만 도와주셔도 어마어마하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환영했다.
정 약사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위험을 무릅쓰고 마스크 구매자들이랑 거의 2시간, 많으면 반나절 가까이 씨름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약사님들 너무 자랑스럽다”며 “마스크 포장한다고 또 밤샘 작업하시는 물류센터 직원님들, 또 새벽부터 마스크 배송해 주시는 배송 기사님들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경북 문경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상훈 약사도 이날 MBC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공급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다. 또 오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이걸 설명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불평불만을 저희가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답했다.
박 약사는 이어 “정부 지침으로는 1인당 2매씩 마스크가 가게 돼 있다. 그런데 실제로 약국에는 5매가 한 포장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저희가 2매를 주기 위해 소분을 해야 한다”며 “저희는 깨끗하게 드리고 싶어서 비닐장갑 끼고 2개를 소분해서 지퍼백이나 종이봉투에 담아서 드린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일부 맘카페의 불평과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 불편하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