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보다 사기 힘든 강원도 감자…10㎏ 한 상자가 단돈 5000원

입력 2020-03-12 10:36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감자 팔기에 나섰다. 최 지사가 감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도 제공

“청정감자 먹고 코로나 때려잡고, 감자농가도 도와주세요.”

강원도내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강원도진품센터’ 홈페이지가 이틀째 다운됐다. 강원도가 감자 10㎏ 한 상자를 택배비를 포함해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나서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종일 감자구매 전쟁으로 고생하신 분들 죄송하고, 열렬한 반응 너무 감자드리며, 감자 동났을까봐 걱정하셨던분들 특히 더 죄송합니다”라며 “걱정하지마세요. 내일 아침 10시. 문제의 서버를 탄탄히 복구하고 다시 시작합니다”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강원도진품센터는 12일 오전 10시에도 사이트가 마비된 상태다. 전날 강원도진품센터는 공지문을 통해 ‘오늘 준비한 판매물량 1400박스는 성원에 힘입어 조기 동났다’며 ‘내일 오전 10시 다시 주문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최 지사는 지난해 감자 생산량이 평년보다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줄자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감자 판매에 나섰다. 최 지사가 SNS를 통해 농특산물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루묵이 풍어를 이룬 2013년엔 어민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자 SNS 판매에 나서 냉동창고에 보관돼 있던 11억2600만원 어치의 도루묵 10만5000상자을 모두 팔아치웠다. 이어 2014년 1월에는 감자 10㎏ 3만6400여상자 4억3700만원 어치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문순(왼쪽) 강원도지사와 이영일 강원도 농정국장이 11일 강원도 감자를 살펴보고 있다. 최 지사와 강원도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감자 농민을 돕기 위해 강원도 감자 팔기에 나섰다. 강원도 제공

12일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감자 재고량은 1만1000t이다. 지난해 도내에서 감자 재배면적이 늘고 기상 상황이 좋아 평년보다 21% 증가한 13만8000t의 감자가 생산됐다.

통상 2월까지는 저장된 감자가 모두 출하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는 오는 4월까지는 전량 판매돼야 올해 감자 농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도는 재고 감자 소진을 위해 수도권 농협하나로마트 특판행사와 도, 시군, 기관단체, 연고 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감자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가공업체에 원료납품 등을 추진했다. 도매시장 출하 12만600t, 군납·학교급식 2000t, 특판·감자 팔아주기 520t, 기타 3880t 등이다.

도 관계자는 “감자의 품질이 좋은데다 도매시장 가격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감자가 완판 될 때 까지 주문을 계속 받은 뒤 16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