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코로나 검사” 손정의 선의에 쏟아진 日악플…결국 철회

입력 2020-03-12 10:34
손정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일본인 100만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키트를 무상 기증하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깜깜이 방역’으로 논란을 산 일본 정부를 대신해 손 회장이 사회적 책임의식을 보였지만 “그만 두라”는 일본 내 비난 여론에 포기한 셈이다.

손 회장은 1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불안을 느끼는 분들에게 간이 유전자 검사(PCR)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다”며 “우선 100만명분. 신청 방법 등은 지금부터 준비”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손 회장이 트윗을 올리자마자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이용자들은 ‘의료 시스템 붕괴’를 우려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PCR 검사법은 부정확해 가짜 환자까지 병원에 몰릴 것이다. 당신의 행동은 그저 테러다”라거나 “자격 없는 사람이 가짜 환자로 나타나 테러가 속출하면 책임질 수 있냐”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신속하게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 자국 의료·방역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 “돕겠다”고 나선 민간의 제안에 대해 비난만 쏟아낸 것이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현황을 알아서 그러는 것인가. 의료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등 혐한 여론을 부추기는 의견도 있었다. 손 회장은 재일교포 3세다.

결국 손 회장은 2시간 만에 “검사를 하고 싶어도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생각한 것인데, 여론이 안 좋으니 그만둘까…”라는 트윗을 올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홍보실은 손 회장의 개인적인 활동으로 (코로나19 검사 지원을) 검토했으나, 여러 의견을 고려해 철회했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