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부통령·장관 2명 확진…의원 23명 감염도 확인

입력 2020-03-12 09:32
지난해 12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함께 선 에샤크 자한기리(왼쪽) 수석부통령. 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350명을 넘어선 이란에서 수석 부통령과 장관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과 장관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은 최근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주재하는 내각회의, 코로나19 범정부비상대책회의 등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파르스통신은 수석부통령 외에도 알리 아스가르 무네선 문화·관광부 장관과 레자 라흐마니 상공·광물부 장관 등 2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고위 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지는 일도 잇따라 발생했다. 이달 초 헌법 기관인 국정조정위원회의 모하마드 미르-모하마디(71) 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 중 사망했다. 국정조정위원회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자문 기구다.

지난달 27일에는 주시리아 대사를 역임한 유력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가 종교도시 곰에서 숨졌다. 다음날에는 같은 달 총선에서 새로 당선된 모하마드 알리 라메자니-다스타크가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었다. 레자 푸르 하날리 이란 북부 길란주 루드바르시 국장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확진 판정도 줄을 잇는다. 지난달 25일 이란 범정부코로나19대책단의 단장을 맡은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틀 뒤인 27일에는 이란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란 의회 중진인 마무드 사데기, 모즈타바 졸누리, 마수메 아가프르 알리-샤히 의원을 비롯해 모하마드 레자 가디리 곰 의과대학장, 모르제자 라흐마니 자데 테헤란 13구청장(완치)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압돌 레자 메스리 이란 의회 부의장은 지난 3일 현지 언론에 “의회 의원 2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사람을 많이 접촉하는 직업이다 보니 감염자가 생겼다”고 했다.

이란은 이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동안 63명 늘어나 모두 354명에 이르렀다. 확진자는 9000명에 달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