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세계선수권 코로나19로 취소, 캐나다 “개최 포기”

입력 2020-03-12 09:05 수정 2020-03-12 09: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출전 선수들이 지난달 9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갈라쇼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피겨에서 세계선수권대회는 동계올림픽 다음의 권위를 갖고 있다.

ISU는 12일(한국시간) “개최국인 캐나다에서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취소 의사를 전해왔다. 예정된 기간에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며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의 몇 주 연기도 불가능하다. ISU는 오는 10월 이후의 개최 가능 여부를 각국 연맹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춘추제로 진행되는 피겨의 한 시즌에서 마지막에 열린다. 우승자는 한 시즌의 최강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4년 주기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과 다르게 세계선수권대회는 매년 열린다. 연중 최고 권위의 행사로 볼 수 있다.

올 시즌 세계선수권대회는 16~22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한국에서는 남자 싱글 차준환(고려대), 여자 싱글 유영(과천중)·김예림(수리고), 아이스댄스 민유라-대니얼 이튼이 출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퀘벡주 보건당국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우려해 대회 개최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캐나다에서 지난 10일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첫 사망자가 발생했고, 퀘벡주에서는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896년에 출범한 피겨 세계선수권대회가 취소된 것은 4번째다. 앞서 제1·2차 세계대전으로 두 차례, 1961년 선수 탑승한 항공기 사고로 한 차례 취소됐다. 감염병 확산이나 재난에 따른 취소는 첫 사례다.

지난달 4~9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ISU 4대륙 선수권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당시 ISU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문진표 작성·열화상 카메라 설치로 공항을 방불케 하는 검·방역을 실시했다. 목동 아이스링크 방문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4대륙 선수권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미주·오세아니아·아프리카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당시 이 대회를 관전하기 위해 해외에서 국내로 찾아온 관객 대부분은 일본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