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각 국에게 주는 교훈… ‘검사·치료비 누구의 몫’

입력 2020-03-11 17:59
10일 중국 칭하이(青海)성 코로나19 격리시설에 근무하는 의료진이 잠시 서로 기대 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에 검진과 치료 비용이 얼마나 들고 누가 부담하는지 중요하다고 11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은 전염병과 싸우는 데 있어서 다른 나라 정부를 위한 교훈을 갖고 있다”며 “환자가 비용 때문에 검사나 치료를 망설이지 않도록, (정부가) 모든 비용을 부담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코로나19 관련 비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로 소개하며, 한·중·일 등은 비용면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 않는 나라로 예를 들었다.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추세에 접어들었지만, 미국,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검진과 치료에 드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중국 병원 관리 저널에 따르면 중국에서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370위안(약 6만3600원)이 들며, 상황에 따라 평균적 치료 비용은 2300~5600위안(최대 96만원)이라고 지난달 28일 전했다.

필요에 의해 호흡 보조기구인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기계를 사용해야 할 경우 비싸지만, 이 모두 중국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SCMP는 한국은 검사·격리·치료 비용을 정부와 보험사가 부담한다며 일본 역시 정부가 코로나19를 전염병으로 지정해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공공 의료 시스템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갖춰 지난달 약 1만8000명에게 무료 검사를 진행했다.

이에 반해 미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할 시 검사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 두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월 29일 미국 시애틀주 인근에 있는 라이프케어센터 요양원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를 천으로 가린채 구급차에 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담하는 지정 병원에서의 코로나19 검진은 무료지만, 치료비와 입원비는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최대 3200달러(약 382만원)가 들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로비 단체 미국건강보험계획은 개인이 든 보험에 전염병(코로나19)을 지원하는지, 얼마나 보험사가 부담하는지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9일 기준 미국 CDC 지정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미국인은 총 1707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센터와 중국 베이징대학 의학 전문가들로 이뤄진 연구팀은 6일 논문을 통해 최대 9400명을 넘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일 오후 미국에서 최소 10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망자는 최소 28명으로 추정된다.

더크 파이퍼 홍콩 성시대학 교수는 “경·중증이건 무증상 환자건 저소득층의 경우 비용 문제 때문에 병원 가기를 주저할 것이다”며 “이런 행동이 일어날수록 전염병이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체계가 잘 이뤄지지 않은 국가에서 공격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것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전염을 예방하는 게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컨벤션 센터를 급거 개조한 중국 우한의 임시 병원이 7일 오후 모든 환자가 퇴원하거나 타병원으로 이송된 덕분에 적막한 모습이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전보다 24명, 사망자는 22명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는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해 한국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탈리아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만149명과 631명이고, 이란은 8042명과 291명이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