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대책 수원 핀셋 규제 통했지만…인천으로 또 부푸는 풍선

입력 2020-03-12 06:00
쌍용더플래티넘오목천역 조감도. 쌍용건설 제공

2·20 부동산대책 이후 수원지역 첫 분양 단지가 실수요자 위주로 마무리됐다. 수원 일대는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정부 규제가 미치지 않는 대체지로 주목받아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수원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핀셋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인천·부천까지 번진 풍선효과가 어디까지 퍼질지가 주목된다.

쌍용건설은 수원 권선구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일반 분양이 평균 경쟁률이 16.6대 1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청약에는 전체 408가구 모집에 수요자 6788명이 몰렸고, 특히 전용면적 84㎡ B타입 최고 경쟁률은 31.83대 1에 달했다. 쌍용건설은 “중도금대출도 제한되는 등 청약이 불리해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여 수원 지역 실수요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번 분양 결과를 놓고 최근 과열됐던 수원 아파트 분양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분양은 높은 경쟁률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지난 19일 청약이 마무리된 수원 팔달구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경쟁이 훨씬 심했다. 총 1074가구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45.7대 1에 달했다.

인천송도국제도시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2·20 부동산대책을 통해 수원, 안양 등에 ‘핀셋 규제’ 한 것이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서울 지역 대출규제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뛴 수원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그러면서 전매는 소유권등기이전 시점까지로 제한됐고 대출 조건도 강화해 투자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재편했다.

하지만 시장에 핀셋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 부동산 대책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데 영향을 준 건 분명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라며 “결국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풍선효과는 지역을 바꿔가며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수원 지역을 억누르자 인천 송도, 청라, 영종도 하늘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도 일단 인천과 군포, 시흥 등 수원에 이어 집값이 뛰는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고강도 기획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집값이 뛰는 지역만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서울의 주택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