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에 근접했다. 집단감염은 늘어나는데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다. ‘슈퍼전파’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우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휴업을 권고하고 콜센터 같은 사업장을 긴급점검했다. 수도권 감염 확산의 기로에서 방역당국은 개개인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표면 소독, 환기 등 직장 내 철저한 환경관리를 재차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11층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90명이며, 이 중 직원이 77명, 가족 등 접촉자가 13명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구로 콜센터 사태로 신규확진자도 242명 늘어나 총 확진자 수는 775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193명, 경기 175명, 인천 25명 등 수도권이 393명이었다.
방대본과 서울시 등은 구로 콜센터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감염원은 추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신천지와 연관성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 역시 모호하다. 11층 콜센터 직원 207명 중 5명이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으나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확진자 중 가장 증상이 일찍 나타난 경우가 지난달 25일인 것을 확인하고, 이 날을 전후로 최초 감염원을 찾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후 13명의 확진자가 나온 성동구 주상복합 아파트는 1차 역학조사가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최초 감염자는 신천지, 대구와 연관성이 없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범위를 더 넓혀서 추가 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감염 사례가 계속 터지면서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감염원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정부는 우선 추가 전파를 막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말(침방울) 감염 우려가 있고 밀집된 공간이라는 특성을 가진 노래방이나 PC방, 클럽, 스포츠센터, 학원 등 사업장에 대해서 강제적 조치나 별도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개학 연기, 학원 휴강 탓에 갈 곳이 없어진 청소년들이 노래방, PC방 등에 출입할 것으로 보고 영업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영업금지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다.
구로 콜센터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집단감염 방지 집중관리방안도 내놨다. 고위험 사업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밀집해 일하며, 침방울(비말)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큰 곳이다. 재택·유연 근무, 온라인 활용 근무방안 마련, 출·퇴근 시간 및 점심시간 조정, 사무실 좌석 간격 조정 등이 관리방안에 담겼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온라인이나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우에는 이러한 근무형태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한다”며 “사무실 내에서는 좌석의 간격 등을 조정해 밀집도를 최대한 낮추고 비말을 통해서 노출되는 사무공간이나 기자재 표면 등은 깨끗이 자주 닦고 소독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