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러브콜’에 꿈쩍 않는 안철수…막판 반전 여지 있나

입력 2020-03-11 17:25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우성빌딩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미래한국당 1호 영입인재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 연합뉴스

한선교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통합하자는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 안 대표는 일단 제안을 일축했다. 하지만 비례정당끼리의 통합이 완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어서 총선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중도의 영역까지 온전한 통합을 이루고 더 큰 보수통합을 위해 안 대표와 국민의당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안 대표에게) 전화를 계속 하는데 바빠서 그런지 통화가 도저히 안 된다”며 “언제든지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고, 연락이 오면 (대구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통합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대구 의료 봉사활동으로 몸값이 오르고 있는 안 대표와 손을 잡아 중도 표심까지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안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에서 의사 경력을 살린 봉사에 몰두하면서 지지율이 반등하는 중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 비례대표만 내기로 했다. 미래한국당에서는 정권 심판론의 가치를 공유하는 두 비례정당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부인 김미경 교수가 지난 9일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안 대표는 통합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안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며 “나는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스토킹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안 대표의 중도 이미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미래한국당과의 연대가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일이 임박한 가운데 안 대표 지지율이 정체될 경우 미래한국당과의 연대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안철수계 의원들이 대거 통합당으로 이적해 상당수가 공천을 받은 상황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