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가시화…일시휴직 10년 만에 최대, 생활비 대출 급증

입력 2020-03-11 17:18

지난달 일시휴직자 14만2000명 증가
생활비 마련 위한 대출도 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민생 경제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감염 우려로 경제가 멈추면서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생활비 대출도 늘고 있다. 문제는 민생 충격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빨라지면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은 11일 ‘2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일시 휴직자가 전년 대비 14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기준으로는 2010년(15만5000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일시 휴직은 직장을 유지한 채 잠시 쉬는 것을 말한다. 유급휴직자와 6개월 이내 무급휴직자다.


일시 휴직 증가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지난달 셋째 주부터 빠르게 확산하며 2월 고용시장에 영향을 줬다. 정부는 고령층 감염을 막기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 일부를 중단했는데, 이로 인해 일시 휴직자가 늘었다. 학교 개학도 연기되면서 관련 교사들도 일시 휴직 통계에 잡혔다.

민간 업체들의 휴업 등도 영향을 미쳤다.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거나 확진자 동선과 겹칠 경우 회사들이 속속 문을 닫곤 하는데 이때 직원들은 일시 휴직 상태가 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휴업·휴직 계획을 신고한 사업장은 1만218곳에 달한다.

내수가 극도로 얼어붙으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출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계 대출 가운데 기타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월에는 6000억원이 줄었는데, 지난 달 1조 5000억원이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불리는 신용한도대출과 일반신용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은 1월보다 6000억원이 많은 2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본격화한 코로나19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이번 달부터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2월 말부터 크게 확산된 점을 고려할 때 3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는 (가계대출 보다는)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달 통계치부터 코로나 영향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