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콜센터 ‘제2 슈퍼전파지’ 공포

입력 2020-03-11 15:59
경기도 120 콜센터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93명을 배출한 구로 콜센터가 대구 신천지에 이은 제2의 슈퍼전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 중 일부가 타 시도 여행을 다녀온 데다 상당수가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대구 콜센터에서도 10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국 콜센터발(發) 감염 비상이 걸렸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93명(서울 거주자 65명, 경기도 13명, 인천 15명)이다. 이 중 77명이 콜센터 직원, 16명이 확진자 직원 가족 등 2차 감염자다.

현재 확진자가 나온 콜센터 11층 직원 207명 중 205명에 대한 검사가 끝나 해당 직원의 확진 인원 변동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같은 건물 7·8·9층에 있는 콜센터 직원 553명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확진자들과 대중교통·집·다중이용시설에서 접촉한 이들의 2차 감염 우려가 여전하다.

확진자 중 일부는 타 시도를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동작구는 콜센터 직원 A씨(40·여)가 지난 7일 제주를 여행한 뒤 10일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콜센터 마지막 출근일인 6일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로구 확진자 B씨(51세·여)는 지난 4일 경기도 양평의 관광지 두물머리로 드라이브하러 다녀왔다. 이 확진자는 2일부터 열이 나 병원을 찾았지만 9일에서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2호선 신도림역을 이용해 출퇴근한 직원도 많다. 다만 서울시는 “아직 대중교통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어 감염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다.

대구 콜센터 6곳에서도 확진자 10명이 나타났다. 콜센터는 밀폐된 실내에서 다닥다닥 붙어 전화응대를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대구시는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에서 직원 5명이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명은 각자 다른 콜센터에서 일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 삼성전자 콜센터. 연합뉴스

서울시는 구로 콜센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구로 콜센터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고자 서울의 민간 콜센터 417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오늘 시작했다”며 “근무 형태, 시설·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이 결코 신천지로 인한, 대구와 경북의 집단감염과는 같은 양상을 띠지 않도록 촘촘하고 확실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개학연기와 학원휴강 등으로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이 노래방, PC방 등에 가고 있다. 클럽, 콜라텍 역시 밀접 접촉이 가능한 공간”이라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영업중단을 시가 권고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영업 금지 행정명령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