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원지인데…한국에 방역 지원 생색내는 中

입력 2020-03-11 14:46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11일 “중국은 한국 측에 마스크 등 방역 물자를 지원하고 수출할 용의가 있다. 다른 나라에는 하지 않는 조치”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중국이 한국을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뜻이지만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바이러스를 두고 중국이 생색을 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싱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정당 각계가 많은 도움을 줬다”며 “중국 국내 인구가 많기 때문에 마스크 등 방역물자가 아직도 부족한 상태다. 그렇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적으로 도울 용의가 있다”고 했다.


싱 대사는 일부 중국 지방정부가 한국발 입국자를 2주간 예고 없이 격리 조치한 것에 윤 위원장이 유감을 표하자 “방역 조치일 뿐이다. 한국 국민을 차별하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느 나라 국민들도 다 이러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며 “최근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 사례가 몇건 발생했기 때문에 중국도 불가피하게 엄격한 조처를 하는 게 사실이다. 한국 측이 충분히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직접 지휘·영도하면서 중국 국민이 코로나19 사태를 효과 있게, 효율적으로 관리 통제 중”이라고 했다.


실제로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각국의 방역을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자평하고 나섰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성과를 과시하고, 전 세계로 퍼지는 코로나19가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9일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중국이 기울여온 노력은 인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켰고 각국의 방역을 위해 시간을 벌어줬다”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