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주에게만 영생의 양식 있다더니...이만희 교주 “치료약 달라”

입력 2020-03-11 14:20
신천지 측이 운영 중인 모 인터넷 카페에 2008년 올라온 '계시와 주석비교' 교리 내용을 캡처한 사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주 이만희)은 교주 이만희에게만 영생의 양식이 있다는 교리를 배운다. 정통교회와 달리 이 교주를 믿어야만 육체가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일 이 교주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하나님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신도들을 위해, 또 전 신도들의 건강을 위해 치료되는 약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자”란 내용의 특별편지를 띄웠다. 그동안 이 교주 자신이 가르쳐오던 교리와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한 셈이다.

권남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 상담실장은 “육체 영생을 얘기했던 이 교주가 코로나19 치료 약을 구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건 모순”이라면서 “그동안 이 교주 자신이 육체 영생 치료 약의 비밀을 갖고 있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것을 비춰봤을 때 우스운 얘기”라고 말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목사)은 “신천지 교리에 따르면 신도라면 병도 안 걸려야 하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자체가 그들의 오류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치료 약도 곧 나올 것 같으니 자기들이 기도해서 나왔다는 식으로 주장하려고 미리 수를 쓰는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신천지 측이 운영 중인 한 포털사이트 내 카페에는 성경 요한계시록을 신천지 교리대로 해석한 교재가 올라와 있다. 해당 글을 쓴 이는 “계시록 때 약속한 목자, ‘이긴 자’에게만 천국과 하나님, 예수님과 영생의 양식, 치리권과 심판권이 있게 된다"면서 “성경이 말한 이긴 자에게 가는 것이 곧 하나님과 천국에 가는 것이요, 이긴 자에게만 영생의 양식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신천지는 여기서 ‘이긴 자’를 이 교주로 본다. 이 교주에게서만 영생의 양식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진 목사는 “요한계시록 2~3장을 보면 사도 요한이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가 나온다. 거기에는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약속이 나온다. 이 교주는 여기에서 말하는 ‘이기는 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면서 “1984년 신천지를 시작할 때부터 성경 속 이단인 니골라당, 즉 경기도 과천에 있는 ‘청지기교육원’과 싸워서 이겼기 때문에 요한계시록에서 예언한 ‘이긴 자’라고 주장하는 것”이라 했다.
당시 청지기교육원은 정통교회 목회자들이 세미나를 열고 했던 사설 단체다. 그러나 당시 청지기교육원 측 목회자들은 이 교주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