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화제를 모은 류호정(27)씨가 ‘대리 게임’ 논란에 사과문을 발표하자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뒤틀린 대응’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실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LoL 게임을 상당 기간 즐겼고 대회까지 출전했던 사람이 대리게임의 심각성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대리게임을 ‘조심성 없는 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류씨가 2014년경 남자친구 강모씨에게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계정을 맡겨 등급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10일 오후 류씨는 대리 게임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냈다. 류씨는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계정을 공유했다. 그것이 문제가 되어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면서 “특히나 여성 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계의 편견을 키운 일이니,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셈이다.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음날 이 의원실은 성명을 통해 “LoL 게임을 상당 기간 즐겼고 대회까지 출전했던 사람이 대리게임의 심각성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게임업계에 몸을 담았고, 앞으로 게임업계 노동자 권익에 앞장서겠다는 사람이 대리게임을 ‘조심성 없이 일어난 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리게임은 ‘한낱 게임문제’로 치부할 수도, 해서도 안되는 문제”라면서 “대리게임은 첫째 게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둘째 애꿎은 일반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셋째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막아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며 넷째 게임사의 손해로 이어지는 큰 문제다. 이러한 대리게임을 류호정 씨가 짧지 않은 기간동안 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것은 10일 류호정 씨의 사과문에서 볼 수 있었던 ‘뒤틀린’ 대응이다. 충분히 심각한 문제라고 여겼을 대리게임을 사소한 일 정도로 프레임을 바꿨다. 대리게임에 대한 사과문에서 루머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일로 넘어가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자신의 분명한 잘못을 ‘여성 유저의 능력을 불신하는 게임계의 편견을 키운 일’이라며 남녀갈등 문제를 교묘히 조장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실은 “한 기사에 따르면 비례 순번이 결정된 지난 7일 정의당 관계자는 류호정 후보의 대리 게임 논란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류씨의 사퇴와 정의당의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