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역 현장을 둘러보고 우리 방역 관계자를 격려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의 방역 태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세계의 모범이 될 만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 들어섰다. 감청색 정장에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해리스 대사는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 인사들로부터 검역 절차와 관련한 설명을 청취했다. 미국행 승객을 대상으로 한 검역 절차를 직접 체험하고 오전 9시45분 미국 애틀랜타로 떠나는 대한항공 여객기 탑승구에서 승객들이 체온 검사를 받는 모습을 참관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0시부터 미국행 항공기 탑승객에 대해 출국 전 검역 절차를 의무화했다. 우리 항공사들은 자발적으로 인천발 탑승객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 등 건강 검진을 실시해왔는데 이를 정부 차원에서 더욱 체계화, 공식화한 것이다. 세계 100여개 국가가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방역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미국까지 한국을 입국 금지 대상국 명단에 올릴 경우 한국이 입을 외교적,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해오던 다른 선진국들까지 미국을 따라 잇달아 빗장을 걸어 잠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발 여행객부터 출국 검역 절차를 의무화한 것은 이런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으로 가는 승객을 위해 여러 보호 조치를 취하는 데 큰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한국어로 “힘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방식은 세계의 모범이 될 만하다. 정부의 승객 보호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인천공항 방문은 훌륭했다. 한국 정부가 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미국행 여행객을 관리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한국 정부의 견고하고도 포괄적인 바이러스 차단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열심히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힘내라_대한민국’이라는 해시태그(#)도 함께 달았다.
해리스 대사는 인천공항 방문 때 찍은 사진도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행 승객은 발권 전 건상상태 질문서를 제출 바랍니다’라고 적힌 안내 문구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 공항 카페에서 커피를 사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 총 세 장을 올렸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