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비례대표 후보 앞 순위는 소수당에 배정하고 뒤 순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해영 최고위원이 “선거연합정당 참여는 명분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례연합당 합류 여부를 권리당원 투표에 붙이기로 확정했다. 이 대표는 “미래통합당은 가짜 셀프 위성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들어 소수정당에 돌아갈 의석을 도둑질하는 반칙을 저질렀다”며 “통합당은 또 오만하게도 반칙으로 제1당이 되면 보복 탄핵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추가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민주당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고자 한다. 우리의 목적은 선거법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탈법을 저지르는 통합당을 응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이름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희생을 해야 한다”며 “당원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다. 당원 여러분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이 발언 기회를 얻어 반박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에 대해 강력한 규탄의 입장을 견지해 왔다. 선거연합정당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 형성 기능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함께 주도한 정의당이 연합정당 참여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는 명분이 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명분론으로도, 실리론으로도 비례연합당 참여는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연합정당 참여로 상당한 민심 이반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효과적으로 연합정당으로 이전한다는 보장이 없어 보인다. 명분은 없고 실익은 조심스러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소신발언’에 김 최고위원을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회의 사회를 맡은 소병훈 의원이 “개인적인 의견이냐”고 되묻자 김 최고위원은 “개인 의견”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최종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