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원로목사 “정치 지도자들, 수준 높은 포용적 자세 지녀야” 역설

입력 2020-03-11 10:41 수정 2020-03-11 10:48
김명혁(강변교회 원로) 목사가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수준 높은 포용적 자세를 지니고 정치적 입장이 다른 지도자들은 물론 북한 지도자들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가 11일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에서 설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김 목사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에서 열린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의 설교자로 나섰다. ‘교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행 2:42~47)을 주제로 한 설교에서 그는 “지금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것은 애국가에 나타난 ‘하나님 경외’ ‘민족 화해’ ‘자연 보호’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을 의지하고 드러내는 대신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외치며 겸손하게 사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기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대한사람 대한으로’를 외치며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며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과 협력하고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과 협력하게 해달라고 기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길이 보전하세’를 외치며 자연 파괴를 멈추고 친환경적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교에선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했던 기도도 언급됐다. 김 목사는 “이 대통령이 완전한 사람은 아니지만 제헌국회 본회의 현장의 수많은 이들 앞에서 ‘인간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기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소개했다. 또 “민족의 고통과 호소를 하나님께 아뢰고 민족적 기쁨을 하나님께 영광 올려드린 이 대통령의 기도가 분명 본받을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가 11일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에서 설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그는 이 시대의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는 ‘예배와 기도에 진력하는 것’이었다. 김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일예배와 새벽기도회가 교회에서 열리지 못하는 것은 큰 죄악을 범하는 것이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길선주 이기풍 목사님을 비롯한 신앙의 선배들처럼 한국교회가 정성껏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사랑과 섬김의 실천’이다. 김 목사는 “교회의 머리가 되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섬김을 기억하고 한국교회가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천에 이를 때 교회와 성도의 이름을 내세우기 위한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동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웃의 유익을 위한 순수한 영성과 윤리성이 내포돼있는 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는 ‘화해와 평화, 하나됨을 이루는 것’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이루신 것이 화해와 평화, 하나됨”이라면서 “다문화 다인종 다민족이 함께 모여 친밀하게 교제했던 예루살렘교회의 모습을 한국교회가 보여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가 11일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에서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설교에 이어진 중보기도 시간은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가 인도했다. 주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한 회개와 깨달음’ ‘국민들의 자발적 도움과 서로를 향한 위로’ ‘보건당국과 의료진 보호와 치료제의 조속한 개발’ 등을 위해 참석자들과 함께 기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달 26일 한 차례 순연됐던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은 참석자 수를 대폭 줄여 진행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도 실무자들은 모임 시작 전부터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과 이동 최소화에 대한 협조를 구했고 예배당 장의자엔 양 끝에 한 사람씩 두 사람만 앉아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기도모임은 유튜브 채널 ‘말씀과 순명’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다음 모임은 18일 오전 7시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에서 열리며 설교는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 목사, 인도는 주승중 목사가 맡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