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감염 대유행) 사태로 치닫는 가운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전세계 시민들의 서명이 4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에 대해 지나친 중국 편향 발언 등으로 잦은 구설에 올랐다.
최근에는 유럽과 북미로 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했음에도 글로벌 공조를 위한 ‘팬데믹’ 선언을 하지 않아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월 7일 미국 서명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 닷오알지’(change.org)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사퇴 촉구 청원’(Call for the resignation of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Director General)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0일 현재 45만명이 돌파하며 최종 목표인 50만명을 향해 서명이 5만명도 안 남은 상태다.
청원은 첫 개시 후 한 달만인 지난 2월 7일 32만명의 서명을 채워 64%에 이른 뒤 한 달이 10일 마침내 90%에 진입했다. 지금도 빠른 속도로 청원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50만명 서명은 얼마 안 있어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청원에 서명한 이들은 게시글을 통해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서명자들은 “중국 눈치보기만 일삼는 인물” “그는 일도 못하고 단지 중국의 노예일뿐이다” “중국과 우정을 지키기 위해 세계를 버렸다”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한 곳에 모았다.
앞서 거브러여수스는 1월 중국 춘제 이후 코로나19 공포가 본격화하면서 “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느냐”는 세계 여론의 지적을 배척하다가 1월 30일에서야 세계적 확산을 경고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발표하는 등 늑장 대처로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이마저도 WHO가 자체 조사 없이 중국이 제공하는 데이터로만 판단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2월 24일에는 WHO 중국현지조사단이 베이징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원지(우한)를 봉쇄해 (전세계가)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전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는 비상싱적이고 중국 편들어주기식의 발언으로 이미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탈리아발 유럽 내 대규모 2차 감염을 가속화 하고 북미대륙까지 퍼졌음에도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하지 않고 관망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모아져 잠잠했던 서명 사이트는 현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팬데믹은 WHO가 내릴 수있는 최고 단계의 경계 수위로 구체적 요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1968년 홍콩 독감사태와 2009년 6월 인플루엔자 A 사태 등 단 두 차례만 발동됐다.
팬데믹 선포는 국제사회에 ▲유례 없는 확산속도 ▲진단역량의 부족 인정 ▲각국 정보공개의 투명성 강화 등 현상황 평가 및 향후 대응에 대한 시그널을 주며 국제 공조를 강화하는 조치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팬데믹’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WHO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두 아직 코로나19 발병을 팬데믹이라 부르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전염병 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밝히며 거브러여수스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을 한몫 더했다.
CNN을 포함하여 전세계 사람들은 이미 팬데믹으로 인지, 대처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 또한 다수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9일 WHO 공식석상에서 “코로나19는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될 수 있는 첫 팬데믹이 될 것”이라며 남들은 이해 못할 낙관론을 펼쳤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