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총선 공천 심사에서 3선의 권성동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에는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천을 받았다. 권 의원은 “강릉을 무시한 낙하산 공천”이라고 반발하며 재심을 요청했으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홍 전 장관은 일찌감치 공천을 받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경쟁을 하게 됐다. 권 의원은 공천 발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 활동이 전무한 홍 전 장관을 갑자기 데려와 하루 만에 5분 면접을 보고 바로 공천 결정을 했다”며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형오 공관위가 오로지 저를 죽이겠다는 목표 하에 공천 심사를 뒤로 미루고 미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 의원은 컷오프 결정에 대해 “과거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저의 공천 배제를 주장하며 선거연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관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던 경력을 이유로 자신을 떨어뜨렸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겸했었다. 권 의원은 “김형오 공관위는 탄핵을 부정하는 것이냐”고도 따졌다.
권 의원은 김 위원장이 3주 전에 자신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시 ‘대안이 있냐’고 김 위원장에게 물었으나 ‘대안이 없으니 직접 찾아오라’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는 김 위원장이 ‘이수희 변호사를 공천하겠으니 이 변호사를 도와줄 것’을 권했다는 게 권 의원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서울 강동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권 의원 컷오프 결정에 대해 “기준에 따라서 했다”며 “시대의 강을 건너려면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 (권 의원이) 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전 장관을 공천한 데 대해선 “안정감도 있고 고위 공직에까지 올랐기 때문에 경험과 경륜도 있다”며 “지역발전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고 포용력도 보이고 해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경기 수원정에 홍종기 삼성전자 변호사를 공천했다. 홍 변호사는 친문재인계 핵심으로 불리는 재선의 박광온 민주당 의원과 겨루게 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