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중단됐던 프로배구 V-리그의 재개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가 됐다. 일정상 3월 4째주엔 리그가 재개돼야 한다는 데엔 각 구단·연맹이 입장을 함께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서울 마포구 KOVO 대회의실에서 13개 구단 사무국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실무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구단과 연맹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3일부터 중단된 V-리그 재개 시점, 재개시 리그 운영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논의했다.
실무위원회 종료 뒤 연맹 관계자는 “앞으로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겠지만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경우 3월 4째 주 정도에 맞춘 리그 정상 재개 방안을 검토해 (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각 구단은 어쩔 수 없이 선수들을 훈련장에 잡아두고 있는 상태다. 선수들은 코로나19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외부 출입도 못한 채 V-리그 재개만 기다리고 있다. 삼성화재(산탄젤로)와 IBK기업은행(어나이)은 외국인 선수가 본국에 돌아가 전력에 누수가 생기기도 했다.
게다가 KOVO는 다음 시즌의 정상 진행을 위해 올 시즌 리그 일정을 마냥 미룰 순 없는 상태다. 5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부터 시작해 선수 이적과 재계약 일정, 2020 도쿄올림픽과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를 위한 대표팀 차출 일정까지 비시즌 동안 이뤄져야할 모든 절차들의 기간을 고려한다면 4월 중순엔 시즌이 끝나야 한다.
4월 15일 열릴 총선은 또 다른 암초다. 총선 전주에는 몇몇 구단이 선거 준비를 위해 체육관을 비워줘야 한다. 이에 V-리그 각 주체들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4월을 넘긴다면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 상태가 되더라도 올 시즌 남아있던 6라운드 24경기와 봄 배구(포스트시즌) 16경기(남자부 준플레이오프가 진행될 경우)를 진행하고 싶어도 추후 일정 때문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다. 순위에 따른 각 구단의 입장차 조율도 난제다.
프로배구 V-리그 구단 사무국장들은 결국 ‘3월 4째주’를 리그 정상 재개의 마지노선으로 삼았다. 이때에는 리그가 시작돼야 4월 중순까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세만 누그러질 경우 3월 3째주에는 이사회를 열어 리그 재개를 확정짓는다는 게 실무위원회가 한 합의사항이다.
연맹 관계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정상 소화한다는 게 우선적인 계획이다”며 “다만 하루에 리그 경기를 2~3경기 진행할지, 플레이오프 일정을 축소할지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3월 4째주가 넘어가도 코로나19 문제가 계속된다면 (플레이오프 미실시 등)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하는 논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