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 자제해야”… 코로나19 사태 담은 中드라마 나온다

입력 2020-03-10 17:03 수정 2020-03-10 20:11
중국 현지 상황. 신화뉴시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기를 담은 드라마를 제작한다. 감염 재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사람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과도한 영웅 서사는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트릴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광명일보는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이 최근 상하이 라디오텔레비전방송국등 관계자들과 코로나19 사태를 담은 드라마 ‘짜이이치(在一起·함께 있다)’ 제작 계획을 의논했다고 9일 전했다.


광명일보는 “코로나19와 힘겨운 투쟁을 벌이지만 결국엔 벗어나는 감동스토리로 평범한 이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큰 위기를 겪었던 시대를 조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드라마는 실제 확진 판정을 받았던 환자의 사연을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총 20부작으로 10개의 이야기를 두 번에 나눠 방송한다. 첫 방송은 10월 1일 국경절 전으로 예상된다.

의학 드라마를 집필했던 류류(六六)가 대표 작가로 합류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진원지로 지목되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확진자들을 만나는 등 사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류류는 현지 인터뷰에서 “시대의 기록자가 되겠다”며 “진실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현장을 방문해 사연을 수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집필을 거절했으나 당국의 기획의도를 듣고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누그러지자 선전 목적으로 이같은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확산세가 잦아든 상황을 당국의 큰 성과로 판단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는 “감염 재난물 같은 경우 바이러스가 전염된다는 공포 심리가 기본에 깔려있다. 이 과정에서 통제와 차단이 이뤄지면서 사람 간 불신이 싹트는 설정이 많다”며 “이후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합심해 극복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감염 재난물이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난관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도한 미화는 감염병 상황에 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중국의 경우 민심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지나친 영웅서사와 선전성 요소는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위기 극복 서사는 도리어 판타지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어 경각심을 떨어트릴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