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태” 후폭풍 맞는 김어준…빗발치는 하차 요구

입력 2020-03-10 16:04 수정 2020-03-10 16:25
김어준이 2017년 4월 17일 낮 그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충정로의 카페 '벙커1'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TBS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의 “대구 사태” 발언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다.

TBS 측은 “대구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방역 대책을 강하게 촉구한 발언이다”라고 해명했지만 방송사 자유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씨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현재까지도 올라오고 있다.

김씨는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제부(5일)로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 비율은 대구시민 560명당 1명이 됐다. 이 추세라면 다음 주면 400명, 300명당 1명꼴로 코로나 확진자가 대구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정말 문제였다면 인구 2300만 수도권은 왜 10만 명당 1명꼴로 확진자가 나오겠나. 숫자가 명백히 말한다. 우리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보수 야당은 왜 대구시민이 요구하는 (신천지) 강제 수사를 검찰에 압박하지 않는가. 검찰은 왜 움직이지 않는가. 언론은 왜 그들을 비판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김어준씨 하차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다만 김씨를 지지하는 글도 일부 있었다.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방송 이후 ‘대구 사태’라는 단어가 입길에 올랐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방송의 김어준씨 퇴출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지금 대구 경북 지역의 힘든 상황,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 심지어 20대 청년들의 공보위 간호장교들이 대구로 보내져서 희생당하고 있다. 20대 자녀를 둔 엄마로서 눈물이 났다”며 “광주 5.18 민주화 항쟁인가, 광주사태인가. 김씨의 정치적인 편향성 발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저런 사람을 왜 그만두게 하지 않나”라며 “저런 정치 편향적인 언론인을 품고 간다면 서울시민을 위해 하는 일 모두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에서 김어준씨 퇴출을 청원한다”고 촉구했다. 이 글은 10일 오후 3시 10분 기준 1만 2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다음 날 김씨의 하차를 촉구하는 또 다른 글도 10일 오후 3시 10분 기준 85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 지역혐오 발언도 요즘은 그냥 ‘컨텐츠’, 일종의 문화상품이다”라며 “실제로 저 방송, 저런 맛에 듣는 사람들, 아주 많다. 다른 진행자가 저런 말 했다면 진즉에 목이 날아갔겠죠. 하지만 청취율 높으면 다 용서된다”라고 적었다.

TBS 자유게시판도 김씨를 비판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10일 오후 3시 10분 기준 김씨 방송 이후 올라온 게시글은 85개다. 대부분은 김씨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하차 또는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김씨를 응원하는 게시글도 일부 보였다.


9일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비상대책본부에서 진료대책반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TBS 측은 9일 논란이 커지자 공식 해명에 나섰다. TBS는 공식 입장문에서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대구 시민을 비하하고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검찰, 일부 언론, 보수 야당을 상대로 대구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방역 대책을 강하게 촉구한 발언”이라며 김씨를 두둔했다.

이어 TBS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역적으로는 대구에, 사회적으로는 신천지라는 종교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만큼 대구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역 대책도 이 두 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대구 사태, 신천지 사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