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지침도 없어’…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의 시작

입력 2020-03-10 15:54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위치한 코리아 빌딩 폐쇄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은 마스크 미착용 등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미 6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진지고 있다.

10일 오후 3시까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집단 감염으로 직원 교육생과 그 가족 중 최소 64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123명이 추가 검사 중이기 때문에 밀접 접촉자들 관련하여 확진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집단감염으로, 해당 콜센터의 업무 특성상 이미 코로나19에 취약한 근무 환경이었지만 별다른 예방 대책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은 밀폐된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을 해왔다. 업무 특성상 전화 응대를 하기 때문에 마스크 끼는 것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집단감염 우려가 있음에도 업체는 해당 업체가 마스크 착용에 대한 권고사항을 따로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환경을 그대로 방치해 사무실에서 감염이 급속도로 퍼졌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콜센터에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49명 등 총 207명이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근무를 했다. 또한 업무를 보는 중에도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확진자들과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홍보관리반장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콜센터 업무상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 내 사람 간 간격과 밀집도를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유연근무제,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공공기관부터 이를 지켜나가는 중”이라며 “이런 조치가 더 활성화하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인단체, 경제단체들과 논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업무 환경에 대한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콜센터 운영 업체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라는 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에이스손해보험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메타넷엠플랫폼과 에이스손해보험은 이날 위탁 콜센터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집단감염’ 우려와 국민적 불안감을 확산시켰음에도 홈페이지에 회사 차원의 사과문이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향후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