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천막 대신한 ‘노사평화의 나무’

입력 2020-03-10 13:49 수정 2020-03-10 14:19
한남대 본관 앞 용역근로자 농성천막이 862일만에 철거됐다. 한남대 제공

한남대 용역근로자들이 862일간 이 대학 본관 앞에서 이어온 천막농성이 끝났다.

한남대(총장 이광섭)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한남대지회(지회장 오성근)는 9일 오후 이 대학 본관 대회의실에서 ‘노사평화 선포식’을 갖고 새로운 신뢰관계 구축을 결의했다.
이광섭 한남대 총장이 용역근로자 노조원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어 본관 앞 천막농성장으로 이동해 함께 천막을 철거하고 상호 협력을 다짐하는 의미로 기념식수를 했다.

나무 이름은 ‘노사평화의 나무’이다.

양측은 합의서면을 작성하지 않았다.

어떤 조건도 달지 않고 서로 인격과 진심을 믿고 무조건 화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남대 이광섭 총장(왼쪽)과 오성근 지회장이 천막 철거를 위해 깃발을 뽑아들고 있다.

한남대 이광섭 총장(오른쪽)과 오성근 지회장 등 조합원이 노사평화의 나무를 심고 있다.

오성근 지회장은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란 적이 없다. 인격적인 대우를 요구했을 뿐인데 4년여 시간이 흘렀다. 우리 투쟁은 신임 총장님과는 상관없이 시작했으며 어려운 때에 일터 한남대 발전을 위해 지회가 투쟁을 멈추고 힘을 보태려 한다”고 했다.

이광섭 총장은 “그동안 우리의 정성이 미치지 못해 조합원들이 즐겁게 일하지 못하고 힘들었으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지금은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지혜가 절실한 시기인데 투쟁을 멈춰준다니 고맙다. 조합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진실하게 대화하고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남대 지회 조합원들은 4년여 동안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