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방지를 위해 각국이 초기 사용된 우한폐렴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의 명칭을 통일한 가운데 태국에서 우한의 이름을 딴 감염 예방수칙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트위터엔 태국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쇼핑몰 입구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이 현수막으로 걸려있었다.
문제는 이 캠페인의 이름이 ‘Remeber WUHAN(우한을 기억해요)’이었던 것. 현수막에 표기된 예방수칙인 손씻기(Wash hands), 마스크 쓰기(Use mask properly), 체온 체크하기(Have temperature checked regularly), 밀집지역 피하기(Avoid large crowds), 얼굴 만지지 않기(Never touch your face with unclean hands)의 머리글자를 따면 우한(WUHAN)이 된다.
켐페인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아나바다 운동(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과 같이 앞글자를 따 이름을 짓는 것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한폐렴이라는 이름 때문에 중국인을 포함해 동양인 전체를 향한 혐오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우한을 내걸고 감염 예방 캠페인을 기획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우한을 기억해요’ 캠페인은 머릿글자가 예방수칙을 연상시키지 못해 실효성 역시 떨어진다. 마스크 쓰기(Use mask properly)의 경우 핵심인 Mask(마스크)의 M이 아닌 Use(사용하다)의 U를 머릿글자로 사용해 캠페인 이름인 WUHAN을 모두 기억한다고 하더라도 감염 예방 수칙을 연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10일 국내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피해지역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수준 낮은 포스터다” “타인의 아픔을 이용했다” “외국에서 ‘대구’를 이름으로 한 캠페인을 만들면 기분이 어떻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