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이 한국에 마스크 500만장을 수출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자체 마스크 생산량으로는 자신들의 수요를 채우기에도 역부족이지만 한국이 그동안 제공해줬던 각종 지원 물품을 감안해 마스크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우리 측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방역 물품들은 11일부터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이 마스크 수출을 500만장 할 수 있다고 했다”며 “수입 업체가 확정되는 대로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중국 측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마스크 수요량이 하루에 6억장인 반면, 일일 생산량은 1억6000만장에 불과하다고 한다”며 “자기들도 넉넉지는 않지만 어려울 때 지원해준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수출을 허가했다고 설명해왔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6일 김건 외교부 차관보에게 약속한 지원 물품은 단계적으로 국내로 반입될 예정이다. 싱 대사는 당시 N95 마스크 10만장과 의료용 외과 마스크 100만장, 의료용 방호복 1만 벌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우선 11일 새벽에 N95 마스크 8만장과 방호복 1만벌이 반입될 예정이다. 이틀 뒤인 13일에 N95 마스크 2만장, 16일에는 의료용 마스크 100만장이 도착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마스크 완제품과 별개로 마스크 재료와 생산 장비의 수입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 당국자는 “마스크 재료인 MB필터도 중국에서 추가 수입할 수 있도록 계속 알아보고 있다”며 “지난 1월 중국에서 MB필터를 4.5t 수입했으며 2월에는 10.7t으로 크게 늘었다. 마스크 생산 장비도 37대 정도 추가 도입하려는 수요가 있어 중국과 적극적으로 교섭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 측의 마스크 및 재료 수출이 우리 측의 적극적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스크 등 필수물자는 우리도 통제하듯이 중국 역시 통제하는 물품”이라며 “우리가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는데 자동적으로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런 결정을 내리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는 것은 서로 어려울 때 도와주는 자세로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