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왕실 가족으로부터 독립하겠다고 밝힌 영국 해리(35) 왕자와 메건 마클(38) 왕자비 부부가 왕실 고위 구성원으로서의 마지막 공무수행을 마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9일(현지시간) 오후 해리 왕자 부부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연례 영 연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함으로써 왕실과 ‘작별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부부가 독립을 선언한 뒤 왕실 고위 구성원 모두와 자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디언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함께 앉은 해리 왕자 부부에게 쏠렸다”면서 “메건은 활짝 웃는 얼굴로 왕실 구성원들에게 인사했으며 기념식이 진행되는 동안 해리 왕자는 근엄하고 생각이 많은 표정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음달부터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왕실의 재정 지원은 중단된다. 왕자 지위는 유지되지만 왕실의 공식 구성원으로서 불리던 ‘전하’(HRH·His/Her Royal Highness) 호칭과 ‘서식스 로열(Sussex Royal)’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다만 해리 왕자 부부는 여왕의 영연방 트러스트를 비롯한 왕실의 자선사업에는 참여할 계획이다.
해리 왕자 부부는 런던 인근 윈저성의 자택인 프로그모어 코티지를 계속 사용하고 당분간 캐나다와 영국을 오가며 지낼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 왕자는 다음달 런던 마라톤, 5월엔 네덜란드에서 개최하는 ‘인빅터스 게임’ 등을 참관할 예정이다. 인빅터스 게임은 해리 왕자가 상이군인의 재활을 돕기 위해 2015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상이군인 올림픽이다.
현지 매체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