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사포 발사 또 참관…열흘간 평양 비운 듯

입력 2020-03-10 12:2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김 위원장의 훈련 지도 모습. 박정천 군 총참모장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포병부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를 참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열흘 가까이 평양을 비운 채 동해안 일대에서 군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화력타격훈련에 대해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불의적인 군사적 대응타격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 내로 대응사격을 하는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 총참모장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추정 무기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 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린 발사체는 최소 3발로 정점고도 50㎞, 비행거리 200㎞로 탐지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체 간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는 1분 이상이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3연발 발사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발 사격 능력이 완벽히 갖춰진다면 우리 군의 킬체인(북한 핵·미사일 사용 징후 시 선제타격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훈련 사진으로, 170㎜ 방사포로 추정되는 무기가 여러발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북한은 이번 발사체 종류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 2일 화력타격훈련에서 ‘방사탄’을 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동신문은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된 ‘2열 4개’ 발사관의 초대형 방사포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전날 쏜 발사체 3발이 초대형 방사포였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통상적인 훈련 범주에 넣는 데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과 9일 실시한 훈련이 미사일을 운영하는 전략군이 아닌 포병부대 주도로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담화에서 화력전투훈련이 ‘자위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동안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대남·대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KN-24(전술지대지미사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등은 이미 시험에 성공해 대량생산 및 실전배치 단계에 들어갔다”며 “KN25(초대형 방사포)만 아직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관련 훈련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