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포병부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를 참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열흘 가까이 평양을 비운 채 동해안 일대에서 군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화력타격훈련에 대해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불의적인 군사적 대응타격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 내로 대응사격을 하는 능력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 총참모장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북한이 전날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린 발사체는 최소 3발로 정점고도 50㎞, 비행거리 200㎞로 탐지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체 간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는 1분 이상이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3연발 발사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발 사격 능력이 완벽히 갖춰진다면 우리 군의 킬체인(북한 핵·미사일 사용 징후 시 선제타격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은 이번 발사체 종류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지난 2일 화력타격훈련에서 ‘방사탄’을 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동신문은 이동식발사대(TEL)에 탑재된 ‘2열 4개’ 발사관의 초대형 방사포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전날 쏜 발사체 3발이 초대형 방사포였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통상적인 훈련 범주에 넣는 데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과 9일 실시한 훈련이 미사일을 운영하는 전략군이 아닌 포병부대 주도로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담화에서 화력전투훈련이 ‘자위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동안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대남·대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KN-24(전술지대지미사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등은 이미 시험에 성공해 대량생산 및 실전배치 단계에 들어갔다”며 “KN25(초대형 방사포)만 아직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관련 훈련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