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은 10일 “영남 중진의원 물갈이,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 명분의 아쉬움은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배제되고 통합당의 험지인 서울 중랑을에서 윤상일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겸허히 받들어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는 등 핵심 친박계 인사로 꼽힌다.
대구·경북(TK) 지역 다선 의원인 김 의원은 최근 통합당의 영남 중진 물갈이에 대해 “수많은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 경선도 없이 교체됐다”며 “당의 승리를 위한다는 명분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좌절이 됨을 잘 알 텐데도 교체율에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다만 김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해서 아쉬움이 크냐’는 질문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통합당의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현재까지 38.7%인데 대구·경북 교체율은 55%에 달한다. 부산·울산·경남 교체율도 50%도 상회한다.
김 의원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당 정책위의장이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당과 국회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소속으로 기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중랑을 경선에 대해 “경선이 아마 다음 주에 될 것 같은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경선을 통과해도 본선은 더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중랑을은 대표적인 여권 강세 지역이다. 2000년 이후 보수정당이 승리한 사례는 2008년 18대 총선 때 진성호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게 유일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