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영남 물갈이 명분 아쉬워…험지 출마는 수용”

입력 2020-03-10 11:33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이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중랑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은 10일 “영남 중진의원 물갈이,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 명분의 아쉬움은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배제되고 통합당의 험지인 서울 중랑을에서 윤상일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겸허히 받들어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는 등 핵심 친박계 인사로 꼽힌다.

대구·경북(TK) 지역 다선 의원인 김 의원은 최근 통합당의 영남 중진 물갈이에 대해 “수많은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 경선도 없이 교체됐다”며 “당의 승리를 위한다는 명분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좌절이 됨을 잘 알 텐데도 교체율에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다만 김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해서 아쉬움이 크냐’는 질문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통합당의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현재까지 38.7%인데 대구·경북 교체율은 55%에 달한다. 부산·울산·경남 교체율도 50%도 상회한다.

김 의원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당 정책위의장이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당과 국회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소속으로 기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중랑을 경선에 대해 “경선이 아마 다음 주에 될 것 같은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경선을 통과해도 본선은 더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중랑을은 대표적인 여권 강세 지역이다. 2000년 이후 보수정당이 승리한 사례는 2008년 18대 총선 때 진성호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게 유일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