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보다 200㎞ 더 간다…삼성 배터리 신기술 공개

입력 2020-03-10 11:17 수정 2020-03-10 15:47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고체전지' 기술 관련 그래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전지’(All-Solid-State Battery)의 크기를 반으로 줄이고 성능을 강화한 원천 기술을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를 통해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배터리 1회 충전에 800㎞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테슬라S에 장착된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1회에 630㎞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전지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용량이 크고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전고체전지 배터리의 음극 소재 ‘리튬 금속’은 전고체전지의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가 있었다.

덴드라이트(수지상결정·樹枝狀結晶)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배터리 분리막을 훼손해 성능을 떨어뜨린다. 삼성전자는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전지 음극에 5㎛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Ag-C Nanocomposite Layer)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이 기술은 전고체전지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키고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전지 크기는 리튬이온전지의 절반 수준이다. 연구를 주도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임동민 마스터는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리는 핵심 원천기술”이라며 “전고체전지 소재와 양산 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개발한 유이치 아이하라 Principal Engineer(교신저자), 이용건 Principal Researcher(1저자), 임동민 Master(교신저자).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삼성전자 일본연구소와 공동으로 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를 게재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는 2018년 세계적인 학술정보서비스 업체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논문·저널 인용지수(Journal impact factor)가 1만2000여개 학술지 중 7위다.

이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2020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150만대로 예상된다. 차량 증가로 전지 수요도 전년 대비 51.2%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유럽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