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호황이 끝났다는 월가의 선언이 이어졌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우리나라 빼고 다들 호황이었느냐"며 "언제 호황이었던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냉소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 2009년 세계금융위기로 주가가 바닥을 찍고 난 이후 11년간 이어진 상승기가 이제 끝났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도 세계 경기 침체로 가는 단계라며 경고를 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며 전고점 대비 19%나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p(7.60%) 내린 2746.56p로 마감됐고 나스닥종합지수도 7.29% 떨어진 7950.68p에 거래됐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증시는 그칠줄 모르는 상승 랠리를 이어왔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설이 터져나온 1월 미국 경제의 버블을 막아서기 위해 전쟁을 추진한다는 가짜뉴스까지 돌 정도였다. 지난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S&P 500, 나스닥 등 지수는 각각 22.3% 28.7% 35.2% 상승했다. 연중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우려 아닌 우려'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같은 세계 증시 호황의 수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어지지 않았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4위였음에도 소용 없었다. 일례로 코스피 지수는 2007년 2000선이 무너졌다. 그후 매해 2000선을 무너뜨렸다 돌파했다 반복했고 현재 1950선까지 무너진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 경제 상황은 지하화 아닌가" "우리나라빼고 다들 호황이었구나 몰랐다" "주가 2000선 넘을 때마다 언론에서 호들갑 떨지 말아라" "세계 증시 호황일 때는 간만보다가 내릴 땐 같이 내리는 구나" 등 냉소가 이날 쏟아졌다. 세계 경제 호황에도 한국 주식 장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사이 서울 부동산 가격은 그칠 줄 모르고 올라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