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마스크 사기 기승… 돈 가로채는 유형도 다양

입력 2020-03-10 10:3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마스크 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 사기는 검찰이 관리하는 코로나19 관련 범죄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이트에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리거나 제조업체를 사칭하는 등 돈을 가로채는 유형도 다양했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기준 검찰이 관리 중인 코로나19 사건 총 198건 중 마스크 사기 사건은 93건이다. 전체의 46.9%가 마스크 관련 사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구속된 이들도 2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55건, 5일 65건, 6일 82건으로 관련 사건도 연일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 이용 빙자 사기’ 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이트에 “마스크 팝니다”라는 허위 글을 올린 뒤 구매 희망자에게 돈만 받고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사기 유형은 검찰이 관리하는 마스크 사기 사건 93건 중 절반이 넘는 59건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 5일 인터넷 중고나라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연락을 해온 피해자에게 “KF94 마스크 6만개를 7000만원에 판매한다”고 속여 8명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챙긴 30대 남성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정부 인증을 받지 않거나 정부로부터 회수·폐기 명령을 받은 마스크를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제품 성능·품질 기망한 판매 사기’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충주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을 KF94 정품 마스크라고 속여 개당 3000원에 판매한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식약처로부터 전량 회수·폐기 명령을 받고도 정상 마스크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업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제조업체인 것처럼 속여 구매자로부터 돈을 가로채는 유형도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를 사칭하면서 유통업자나 대량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로부터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것이다. 심지어 제조업체 홈페이지를 해킹해 회사 이메일을 자신의 이메일로 바꾼 뒤 제조업체 직원인 것처럼 속여 다른 업체로부터 대금을 편취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스크 제조업체에 가서 선로 작업 나온 통신사 직원을 사칭한 뒤, 제조업체 대표 전화를 자신의 전화번호로 착신 전환해 마스크 주문을 받으려 한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직거래시 보다 신중을 기하고, 제조업체와의 고액거래시 제조업체를 방문하는 등 판매처 검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