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학교, 자투리 땅 등 서울 도심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권 다양한 공간에 축구장 7배가 넘는 도시텃밭이 조성된다. 지체장애아를 위한 무장애 치유텃밭이 확대되고, 빈 교실을 활용한 농업교실도 운영된다.
서울시는 올 한해 시내 264곳에 5만2989㎡ 규모의 ‘서울형 도시텃밭’을 만드는데 총 4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10일 밝혔다.
우선 생활권 내 방치된 자투리 공간 중 3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공간을 텃밭으로 가꾼다. 시민이 여가 시간을 활용해 농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25곳에 1만5000㎡ 규모로 조성한다.
방치되기 쉬운 건물 옥상에도 텃밭이 만들어진다. 작물을 수확하는 즐거움과 함께 여름철 복사열을 낮춰 냉방을 위한 에너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옥상 텃밭은 다중이용시설을 우선으로 선정해 80곳에 총 5817㎡로 조성한다. 옥상 텃밭을 조성하기 전 반드시 구조안전진단과 방수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며 구조안전진단 비용은 서울시가 지원한다.
도시에서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고 식물을 주로 책이나 영상을 통해 배우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직접 작물을 키우고 관찰하며 생태 친화적인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 20곳, 학교 60곳에 총 6800㎡ 규모로 조성한다. 단순한 텃밭 체험을 넘어 생태·환경·식생활로 연결되는 포괄적 생태교육까지 가능하도록 도시농업 전문가가 현장으로 찾아가 교육을 진행한다. 또 학생수가 감소해 생긴 빈 교실을 활용해 실내에서도 농업체험과 교육이 가능한 농업교실을 조성해 시범 운영한다.
서울시는 아파트 단지 내 텃밭 조성에도 나선다. 시는 베란다 텃밭, 아파트 외벽을 활용한 파이프 팜, 녹색커튼 등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 주거 공간에서 작물을 가꾸고 수확하는 등 도시농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2~3곳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도시농업이 여가활동·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그치지 않고 치유 등 다양한 사회적 기능과 효과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지체장애인도 도시농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도블럭과 높임텃밭을 배치하는 무장애 치유텃밭 5423㎡를 만든다. 특히 복지시설 이용자가 아니어도 텃밭 활동과 치유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한 서울형 치유텃밭을 사회취약계층이 많은 강서구에 조성한다.
아울러 시민이 손쉽게 도시농업에 입문할 수 있도록 상자텃밭 운영도 확대한다. 가정에서 화초를 기르듯 배란다, 창가 등의 실내 공간을 활용해 작물을 키워볼 수 있는 상자텃밭을 2만9000개 분양할 계획이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2011년 시작한 서울시의 도시농업 공간이 현재 축구장의 284배 규모로 성장했다”며 “학교, 건물, 아파트 단지 등 다양한 공간에 텃밭을 만들고 남녀노소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교육,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병행해 누구라도 도시농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