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시골마을 코로나 집단감염 ‘비상’

입력 2020-03-10 10:15 수정 2020-03-10 10:30
충북 괴산군은 장연면 오가리 지역 진·출입로에 소독소를 설치하고 탑승자 전원에 대해 발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2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장연면 오가리에서 코로나19 환자는 11명으로 늘었다. 소규모 집단감염으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오가리 주민 유모(71·여) 씨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씨는 이 마을에서 11번째, 충북에서는 27번째 확진자다.

유씨는 지난 7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이모(75)씨의 부인이다. 유씨의 남동생(67)과 남동생의 부인 윤모(58)씨도 7일과 8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씨 남매 부부 4명이 모두 감염된 것이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마을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경로당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져나가자 충북도는 지난 8일 장연면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방역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장연면 오가리의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전담팀을 구성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온 주민을 자가격리 수준으로 특별관리한다. 또 오가리 지역 진·출입로에 소독소를 설치해 차량을 통제하고, 탑승자 전원 발열 검사를 벌인다.

경찰과 협조해 주‧야간 주민 이동도 통제한다. 공무원과 경찰 2인 1조로 이뤄진 이동 통제반을 오전 5시부터 24시간 운영한다. 이동 통제반은 오가리 4개 마을을 순찰하며 주민들의 바깥출입을 통제한다. 이동 통제반은 정확한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확인될 때가지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방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은 오가리 지역 진·출입로에 소독소를 설치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괴산군은 격리생활 중인 주민들에게 라면, 즉석 식품(밥, 카레 등), 생수, 물티슈, 쓰레기봉투 등을 제공했다. 공무원들이 마을을 찾아 집 앞에 생필품을 놓고 주민들이 찾는 방식으로 전달했다.

장연면에는 모두 1140가구 1949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장연면에 속한 오가리에는 118가구 20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확진자 11명은 중앙대병원, 청주·충주의료원으로 분산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9명은 기저질환이 있는데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보다 더 철저히 관리하고 선제적·예방적 대응으로 확산을 차단할 것”이라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실내 공간 행사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괴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