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부터 10년동안 짝사랑한 여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겠다며 대학 교수연구실에 몰래 침입한 삼십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현행범으로 A씨(30)를 체포한 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45분쯤 서울의 한 대학 교수실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대학 시절부터 호감을 품은 상대인 여성 B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얻으려고 B씨 지도교수였던 C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실에 들어가는 A씨를 본 학교 관계자가 “나가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A씨는 불응하고 버티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씨의 집착은 체포 이후에도 계속됐다. A씨는 경찰에 입건된 다음날에도 대학에 찾아갔다가 대학 관계자에게 적발돼 인근 지구대에서 보호조치 대상이 됐다.
A씨는 교수실 침입에 앞서 B씨의 직장에도 여러 차례 찾아가 B씨를 만나려고 시도했다. B씨가 이를 거절하자 2분마다 카카오톡으로 음성통화를 시도한 일도 있었다.
B씨는 A씨에게 “한 번 더 연락하면 고소하겠다”고 거절 의사를 명확히 밝혔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하고 다시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행위는 스토킹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으나 아직 관련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이 스토킹에 대해 처벌을 요구하면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조항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