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Fucking Selling(빌어먹을 매도하지 말라).”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짜 트윗 하나가 전 세계를 일주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트윗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트윗에서 찾을 수 없다. 세계 증시 폭락에 충격을 받은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사칭해 합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트윗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매도하지 말라는 트윗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경제가 암울하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9일(현지시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전고점 대비 19%나 떨어졌기 때문에 은퇴 자산을 모두 주식에 묻어놨다면 금융 자산의 20% 가까이 잃게 되는 셈이다. 미 증시 폭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사망자가 미국에서도 속출하며 2주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합의 불발로 국제 유가가 폭락한 것은 추가적인 변수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개장 직후 7% 넘게 하락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뉴욕 주식시장 개장 후 4분 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S&P 500지수는 15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지수가 과도하게 오르내릴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를 중단하는 제도다.
결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p(7.60%) 내린 2746.56p로 마감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29% 떨어진 7950.68p에 거래됐다.
해외 주식 투자에 소극적인 한국인들과 달리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세계인들은 많다. 미국 증시는 전 세계 자본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이 세계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전날 3년물 국채 수익률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가 0%대이기에 세계 경제 위기를 막아설 재정 정책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