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부터 마스크5부제를 시행해 품귀 현상 완화에 힘쓰자, 이에 호응하듯 일부 국민 사이에서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날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는 #마스크안사기운동 #마스크안사기운동동참 #마스크양보하기 등의 문구가 달린 해시태그 활동이 이어졌다. 동참자들은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진 관련 포스터를 올린 뒤 “앞으로 4주간 저에게 할당된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습니다” “급한 사람에게 양보합니다” “의료진과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나누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썼다. 이런 방식으로 운동에 참여한 사람의 글은 벌써 수천건에 달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 구할 수 없게 되자, 간절히 필요한 취약 계층 등에게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이미 구입했거나 소유하고 있다면, 마스크를 반복 구매해 쟁여두지 말자는 것이다. 또 당장의 마스크 구매를 유예함으로써 사재기를 통한 폭리 행위를 무력화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경기 고양지역의 한 맘카페는 이날 오전 ‘공적 마스크 안사기 운동 동참하실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50명 정도의 회원은 댓글을 통해 동참 의사를 드러냈다. 한 회원은 “회사 직원분이 당장 마스크가 없다고 해서, 저희 아이 주민등록번호로 2장 사서 드렸다”며 “저는 여유가 있어서 당분간 우리 가족 마스크는 안 살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회원은 직접 면과 부직포를 이용해 만든 마스크 사진을 올리며 ‘마스크 안사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들은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며 마스크 사용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의정부지역 맘카페에서는 며칠 더 일찍 이같은 운동이 시작됐다. 글쓴이는 지난 3일 “(온라인 구매가 어려운) 어르신들이 약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며 “불안한 마음에 줄을 서는 건 알겠지만 이것 또한 사재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