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 경쟁하듯 4K, 사이좋게 무실점

입력 2020-03-10 08:34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왼쪽)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 AP뉴시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해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나란히 소속팀의 승리를 이끌었는데, 정규리그였으면 선발승이 가능할 만큼 두 선수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김광현은 10일 2시5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이로부터 2분 뒤에 등장했다. 오전 2시7분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선발로 상대해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대 0, 토론토는 8대 3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에서 선발승 정식 요건은 최소 5이닝을 소화해야 충족된다. 두 선수의 이날 활약상은 사실상의 승리투수였다. 류현진은 다양한 구질과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김광현은 위력적인 슬라이더와 속도 빠른 전개로 타자 4명씩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의 경우 5회까지 출전해 공 64개를 던졌다.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공 41개를 던졌고, 지난 5일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상대한 시뮬레이션 투구에서 3⅔이닝 동안 5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토론토에서 치른 실전투구 중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작성했다.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3회 1사 1루에서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허용한 2사 1·2루 위기에서 케빈 키어마이어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무실점을 봉쇄했다. 5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마이크 페레스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윌머 폰트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류현진의 인천 동산고 후배로 탬파베이 소속인 최지만은 출전하지 않아 ‘코리안 빅리거’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로 입단해 메이저리그로 입성한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5선발을 노릴 만큼 완벽투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4경기에 출전해 8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0점이다. 그 사이에 삼진으로 11개의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미네소타의 거포 타선은 김광현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김광현은 1회에 처음으로 상대한 미네소타의 테이블 세터 맥스 케플러와 조시 도널드슨을 모두 삼진으로 잡고 출발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홈런 41개를 친 미네소타 4번 타자 넬슨 크루스도 2회에 김광현을 만나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광현은 공 46개를 던지고 2-0으로 앞선 4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