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현지시각으로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과 관련해 세계적인 대유행인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됐다고 우려하면서도 여전히 통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제 코로나19가 많은 나라에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주말 동안 100개국에서 보고한 코로나19 사례가 10만 건을 돌파했다. 많은 사람과 국가가 그렇게 빨리 피해를 봤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그러나 그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될 수 있는 첫 팬데믹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결정적이고 조기 대처로 코로나19를 늦추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보고된 8만 명의 확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회복돼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의 93%가 단지 4개국에서 나왔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발원지인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에 몰려 있다”고 한 그는 “이는 세계적 수준에서 불균등한 전염병이며 나라마다 시나리오가 다르므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억제 또는 완화에 관한 게 아니다. 이런 이분법은 잘못됐다. 두 가지 모두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WHO는 4가지 범주로 각국에 대한 지침을 통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례가 없는 국가 ▲산발적 사례가 있는 국가 ▲집단의 감염이 있는 국가 ▲지역사회 감염이 있는 국가 등이다. 그는 첫 세 가지 범주에 속하는 국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찾아서 검진하고 치료하며 격리 및 접촉자를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어 지역사회 전염이 확산한 국가에서는 상황에 따라 휴교나 대규모 집회 취소 등의 조처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미국과 다른 많은 곳이 긴급 조치를 활성화했다고” 강조한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한국은 모든 코로나19 사례와 접촉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늘려 왔으며 이는 망을 확대하고 놓칠 수 있는 사례들을 포착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체온 검사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사례를 가진 4개국 가운데 중국은 코로나19 유행병을 통제 아래 두고 있고 한국에서도 신규 사례 감소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 그는 “이 두 나라는 이 바이러스에 관련한 형세를 뒤집는 것이 절대 늦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임의 규칙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또 “이탈리아도 코로나19 유행병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들 조치가 앞으로 며칠 내 효과를 내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규정한 정확한 기준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통상 팬데믹은 국가 간 전염이 일어나고 통제를 못 할 때를 일컫는다면서 “싱가포르나 중국 등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한 나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관점은 100개국, 10만 명 같은 양이 아니라 방향성”이라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