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 유가 폭락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코로나 먼데이’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9일(현지시간) 오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출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7% 폭락해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08.16포인트(7.00%) 추락한 2764.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88.18포인트(6.86%) 폭락한 7987.44에 거래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폭락한 1954.77로 마감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무너졌다.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던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은 이날 1조312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999년 관련 전산 데이터 집계 이후 가장 큰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4.38% 내린 614.60에 장을 마쳤다.
세계 금융시장이 폭락한 건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폭락이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반대하고 이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 증산을 선언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배럴당 34% 내린 27.34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역시 배럴당 31% 낮은 31.02달러까지 폭락했다. 코로나 사태로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금융 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주가·원유 등 금융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주가 반등이 불가능해 시장을 타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지혜 양민철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