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걱정뿐이었던 태연 아버지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어…”

입력 2020-03-09 18:56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31)이 9일 부친상을 당했다. 생일날 찾아든 비보에 본인은 물론 팬들까지 황망해하고 있다. 부친의 생전 인터뷰에는 딸에 대한 살뜰한 애정이 묻어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태연 아버지는 2009년 우먼센스 8월호 인터뷰에서 “태연이는 정말 태연하게 뭐든지 잘하는 편이었다. 또래보다 조숙한 편이었고 자기가 할 일을 조용히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막지 않았다. 태연이가 용기를 내어서 무언가를 해내면 칭찬하고 더 격려해줬다. 그래서인지 태연이는 자기 일을 알아서 잘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2007년 18세의 나이로 가요계에 데뷔해 일찍 사회에 눈을 뜬 어린 딸에 대한 걱정도 털어놨다. 태연 아버지는 “우리는 벌써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태연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었기 때문에 언젠가 그 자리에서 내려올 날도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인생도 더 알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태연이에게 누굴 만나든지 항상 겸손하고 배울 점을 찾으라고 얘기해준다”며 “자만하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게 했더니 그룹의 리더를 맡았더라”라고 흐뭇해하기도 했다.

2012년 3월 태연이 아버지 안경점 방명록에 남긴 글. 온라인 커뮤니티

태연 아버지는 고향인 전북 전주에서 가업을 물려받아 3대째 안경점을 운영했다. 안경점으로 찾아오는 딸의 팬들을 살갑게 맞아주고, 멀리서 온 팬들을 위해 전주 가이드를 해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연은 2012년 3월 안경점을 찾아 방명록을 남겨준 팬들에게 감사 편지를 쓰기도 했다.

당시 태연은 방명록에 “안녕 난 태연이라고 해. 굉장히 오랜만에 찾아왔네요. 그때도 이 방명록이 있었나요? 부모님을 통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다녀가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오실 때마다 글도 남기고, 좋네요. 앞으로 저도 들를 때마다 방명록을 남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9일은 태연의 서른두 번째 생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아버지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날은 태연의 신곡 ‘해피(Happy)’ 발매 예정일이기도 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로 신곡 발표는 잠정 연기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태연에게 따뜻한 위로를 부탁드린다”면서 “장례식은 가족들과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