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민기 사망 2주기… ‘미투’ 사건은 ‘공소권 없음’ 종결

입력 2020-03-09 17:47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돼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배우 조민기(1965~2018)가 9일 사망 2주기를 맞았다.

조민기는 2018년 3월 9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 없이 비공개 장례식이 진행됐다. 그의 죽음으로 그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사망 당시 조민기는 경찰 소환을 사흘 앞둔 상황이었다. 2004년부터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다수의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미투 논란이 일었을 당시 그는 사과문을 내고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잘못이다.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1982년 극단 신협에 입단한 조민기는 1991년 영화 ‘사의 찬미’에 출연한 이후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별’ ‘천사의 키스’ ‘광끼’ ‘꼭지’ ‘노란 손수건’ ‘일지매’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다섯손가락’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에 출연했다. 영화 ‘남자의 향기’ ‘해부학 교실’ ‘반창꼬’ ‘변호인’ 등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사진 작업에도 조예가 깊었던 조민기는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며 수차례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 에세이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와 사진첩 ‘조씨 유랑화첩’을 내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