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중국에 책임 전가 말라”…美의 ‘우한 코로나’ 표현 반발

입력 2020-03-09 17:32
중국 안후이성 길거리 표정.AFP연합뉴스

중국 관영매체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거칠게 비판하며 아직 발원지도 불분명한데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9일 논평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445명이고 사망자가 19명에 달하는데, 일부 미국 정치인은 방역에 노력하기보다 중국을 질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데 목을 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폼페이오 장관이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 ‘우한 코로나’라고 이틀 연속 표현을 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특정 지역 이름을 붙이는 것을 반대했고, 각국 지도자와 매체들도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사실 코로나19의 발원지를 밝히는 과학적인 작업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우한 바이러스’라는 명칭은 과학적으로 아무 증거가 없고 도의적으로 무책임하며, 매우 편협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도 사평에서 “미국의 외교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행위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국가들이 중국을 원망하도록 유도한다”며 “이는 미국의 악의적인 대중 외교와 폼페이오 장관 개인의 인간성을 잘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것 외에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슈퍼 화요일’에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중이 운집하는 대규모 정치행사를 개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에 코로나19 대처에 대해 한마디도 ‘훈계’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 미국 관리들은 시도 때도 없이 중국의 잘못을 지적하고, 미국의 감염병 확산이 중국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중국공산당을 칭찬하다니 보기 좋다”며 “하지만 이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우한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