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언제쯤 잦아들까. 일부 전문가들은 날이 풀리면 바이러스 확산이 주춤할 거라고 보고 있지만 정부는 “기온만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유행 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겨울철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5월 정도가 되면 증식 속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코로나19는 신종이라서 어떤 패턴을 보일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의 속도가 좀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과 그렇지 않다는 예측이 같이 있다”며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감염이 많이 일어나는데 기온이 올라가면 환기 등 환경 측면에서 좀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바깥 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바이러스가 소멸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시기가 6~7월이었다”며 “단순히 기온만으로 예측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싱가포르와 태국 등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국가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코로나19 유행과 기온의 관계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2~2003년 중국에서 수개월 동안 확산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기온이 오른 뒤 유행이 그쳤다. 코로나19와 사스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고, 두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80% 정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