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교민 80여명, 이번주 전세기로 한국 온다

입력 2020-03-09 15:28 수정 2020-03-09 16:10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이란 내 한국 교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이번 주 전세기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재원은 220명 정도다. 지금까지 80여명의 이란 교민이 탑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9일 “이란은 전세기 탑승 희망자 파악과 항공기 수배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 주에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이란에서 제3국 항공사를 이용해 교민을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등 주변국으로 이동시킨 뒤 이곳에서 국적 여객기로 귀국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만큼 대한항공 등 한국 여객기를 바로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이중국적자와 교민의 이란 국적 가족도 데려올 수 있도록 이란 당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서 입국한 교민들은 한국에 도착한 뒤 임시시설에서 1~2일 간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이후 음성으로 확인되면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 외교부는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한 결과 이란이 중국 우한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시설격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중국 우한 거주 한국인과 일본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을 각각 전세기와 대통령 전용기로 귀국시킨 바 있다. 정부가 이란행 비행기를 띄울 경우 코로나 국면에서 세 번째로 외국 교민을 국내로 이송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커지고 있는 이탈리아의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자 이미 봉쇄 조치를 한 지역 외에 일부 지역에 추가로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외교부는 이탈리아의 이동제한 지역 내에 우리 국민 2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 측은 이탈리아 현지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전세기 투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