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신무기 ‘3발+α’ 쏜 北…정확도 위한 성능 점검인가

입력 2020-03-09 15:21 수정 2020-03-09 15:55
북한이 9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발사체를 3발 이상 발사했다. 지난 2일 발사체 2발을 쏜 데 이어 1주일 만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단거리 신무기들의 연발 사격 능력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성능 점검 차원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북한이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 중 쏘아올린 방사포.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7시36분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다종의 단거리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의 수를 ‘3발+α’로 파악하고 있다. 최소 3발은 지난 2일 북한이 쏜 발사체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 3일 이를 방사탄(초대형 방사포로 추정)이라고 밝혔다.

발사체 3발 중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는 1분 이상이다. 우리 군은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를 최대 200㎞, 고도를 최대 50㎞로 탐지했으며 나머지 발사체의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 관계자는 “3발은 지난 2일 발사한 발사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다른 발사체도 다수 포착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1주일 만이다. 군은 이번 발사 또한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있었던 북한 동계 훈련의 연장선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방사포를 동원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군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외에 300㎜ 신형 방사포, 240㎜ 방사포 등을 섞어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험 발사한 신무기들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연발사격 능력 및 정확도를 높이는 성능 개량 시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지난 2일 초대형 방사포를 20초 간격으로 2발 연발 발사했다면 이번에는 3발 연발 발사까지 해 본 것이 아닌가 한다”며 “성능 개량을 확인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군 합동타격훈련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0.2.2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군사적 ‘액션’으로 잠재우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에 이어 이날 훈련도 참관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타격훈련을 통해 정면돌파전의 의지를 내부에 피력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미를 상대로 한 도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체제 안정이 목적”이라면서도 “한·미에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인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당연한 일로 여기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의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9·19군사합의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