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내에서 확산되며 탄약 등 총기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지난 6일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미국인들이 탄약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 용품에 이어 총기와 탄약마저 사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탄약 유통사인 Ammo.com에 따르면 미국 내 탄약 판매량은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전후 3주간 68%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로나바이러스’ 검색 빈도는 5배가량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탄약 매수로 이어졌다고 풀이된다.
총기 판매량은 정치적 사건, 경제 공황 등 국민이 자신의 권리가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늘어난다는 게 총기업체의 설명이다. 총기업체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창궐해 탄약 판매가 늘어난 건 처음”이라며 “국민이 자신의 가족이 위협받고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을 탄약 구매로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미총기협회 또한 탄약 판매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는 입장이다. 협회 홍보지 ‘아메리칸 라이플맨’은 판매량과 방문자 수가 두 배가량 증가한 한 업체의 사례를 들어 “재난 대비 키트에는 총기도 필수적으로 포함돼있다”며 “국민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기협회 관계자는 판매량 급증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179%), 조지아주(169%), 펜실베이니아주(140%), 텍사스주(128%)는 100% 이상의 판매율 증가세를 보이며 이 사실을 뒷받침했다.
총기류와 함께 비상식량과 생존 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탄약과 더불어 생존 용품의 판매 또한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호응해 해당 업체들은 대량으로 선주문을 넣어 재고를 채워놓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탄약 사재기 현상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