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아니에요”…거짓말에 ‘응급실 폐쇄’ 소동

입력 2020-03-09 14:37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에서 유증상으로 자가격리중인 신천지 신도가 해당 사실을 숨긴 채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해 긴급 방역소독이 실시되고 폐쇄가 논의되는 등 소동이 일었다.

북구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 40대 여성 A씨는 지난 7일 오후 8시쯤 복통과 설사를 호소하며 포항성모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이 여성은 유증상자로 분류되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자가격리중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 메뉴얼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는 자가격리기간동안 병원을 내원할 경우 신분을 밝히고 병원 일반병실에 입원하거나 일선 보건소에 통보해 조치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A씨는 포항성모병원 응급실 수속 당시 ‘대구를 다녀온 적이 있는지’,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있는지’, ‘신천지 신도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없다’고 거짓으로 답했다. A씨는 응급실에서 치료가 끝난 뒤에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며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포항성모병원은 A씨를 즉시 퇴원조치하고 긴급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자칫하다간 응급실이 폐쇄돼 위급한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검사 결과 A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자칫 대형병원 응급실 폐쇄로 이어질 수 있었던 A씨의 거짓말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자가격리 중 무단 이동은 시민에 대한 테러 행위이자 병원 의료마비 사태까지 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향후 시는 이같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 고발 조치 및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불법 행위로 인해 감염 확산 시 손해배상청구도 불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근 객원기자